안녕하세요. 밤샘입니다.
한동안 무척 추웠는데요.
설을 앞두고 입춘(2월 4일)이 지났네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지만,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대들보 등에 대각선 형태로 붙이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봄을 맞이하면서 새해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면서 붙였던 거죠.
※입춘축: 입춘첩, 입춘방, 입춘서라고 하기도 함.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대길'은 '봄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길 기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입춘'은 봄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보다는, 음력설을 앞두고 봄을 준비한다는 의미에 가깝지 않을까요? 입춘부터 기온이 올라가 따뜻해지긴 하지만, 완전한 봄이라고 여기기엔 여전히 춥기도 하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3월 초 경칩(驚蟄)이 되어야 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양다경(建陽多慶)
'건양다경'은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길 기원한다'는 의미인데요. 저희 집에서는 '건양다경'보다 '소원성취(所願成就, 원하는 바를 이루다)'나, '만사형통(萬事亨通, 모든 것 뜻대로 잘된다)' 등을 썼기 때문인지, '건양'의 뜻풀이(따뜻함이 일어난다?)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인지 '건양다경' 자체가 좀 어색합니다. '건양다경'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기도 하고요.
■ 일제강점기에 생겼으니, 쓰면 안 된다
고종은 음력설을 쇠길 바랐지만, 일제는 양력설을 쇠길 바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제가 '양력설을 쇠면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긴다'라는 의미로 만든 것이니 쓰면 안 된다는 의견이에요.
■ 대한제국의 연호이니 써도 된다
'건양'은 을미사변 이후에 양력 사용을 결정하면서 제정한 연호이니 써도 된다는 의견입니다. 고종의 의견이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혼란스러운 시기에 만들어져 짧게 쓰인 연호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연호는 '광무'로 바뀌었거든요. 이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건양다경'이 아니라, '광무다경'으로 써야 하는 거 아닐까 싶어요.
입춘축을 붙이고 떼는 시기
입춘축은 입춘 당일 입춘시까지 고려하여 붙이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입춘시까지 맞추진 않고, 입춘 당일 아침에 미리 준비해 둔 입춘축을 붙이곤 했었어요. 그러다 2월 중순 경에 우수(雨水, 봄비가 내리고 싹이 트는 날) 전날에 뗐습니다. 예전에는 입춘축을 떼지 않고 다음 해 입춘에 덧붙였다고 하네요.
저는 언제부턴가 입춘축을 붙이지 않고, 입춘 당일 아침에 입으로 중얼거리기만 합니다. 새해에 조금이라도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면서요. 입춘은 지났지만, 새해 다짐을 한 번 되내어 보는 건 어떨까요?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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